[기고] 피해자 보호를 위한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제 도입을 희망하며
통영경찰서 여성청소년계 학교전담경찰관 경위 이재화
시사통영 | 입력 : 2024/01/02 [15:13]
통영경찰서 여성청소년계 학교전담경찰관 경위 이재화 © 시사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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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도부터 ‘학교폭력 사안처리 제도 개선’ 대책의 일환으로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제도가 도입된다.
이는 퇴직 교원 및 경찰을 약 2,700명 규모로 신규 채용하여 기존 교사(인성부장)가 담당하던 학폭 조사업무를 맡기겠다는 요지이다.
현재는 수사권이 없는 교사가 사안조사 과정에서 학생의 진술서와 CCTV등 증거자료를 직접 발췌하거나 만들어야 하고, 가·피해학생은 물론 목격학생의 진술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사안조사 결과까지 판단해야 하는 부담감이 발생하므로, 수사경력이 있는 퇴직 경찰 및 학폭조사 경험이 있는 퇴직교원들의 인력풀을 활용하는 방안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전담조사관제가 신설되면서 교육청에도 ‘학교폭력제로센터’라는 곳이 신설되어 조사관의 조사결과를 이 센터에서 개최하는 사례회의를 통해 조사결과를 검토 및 분석한 후 학폭대책심의위원회에 요청하는 절차로 변경이 되는 까닭에, 사안처리 과정에 하나의 심의절차가 추가되어 최초 신고부터 가해자 조치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게 되는 문제점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 사례회의는 법률전문가 등이 참여하여 전담조사관의 조사결과를 검토하고 보완하여 객관성을 높인다는 점에서는 하나의 훌륭한 장치가 될 수 있으나, 몇 가지 보완을 통해 실질적인 피해학생 보호를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우선 가해 학생 분리일수가 최대 7일인 현 제도에서 보다 긴 분리일수로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 피해학생의 경우 최대한 가해학생과의 물리적 접촉을 피할 수 있게끔 보호해줘야 하기 때문에 행정절차가 늘어난 만큼, 분리일수도 그 만큼 증가시켜야 한다. 또한 학교폭력 조사업무가 이관된 만큼 학교에서는 발생 초기단계부터 피해학생에 대한 조속한 적응 지도를 위한 면밀한 지원대책과 아울러, 매우 심각한 학교폭력 사안의 가해자일 경우 학교장의 적극적인 ‘통고제도 활용’을 통해 보호관찰소 및 경찰과 연계하여 가해학생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교정장치를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2024년의 의미를 담아 학교폭력 피해자들에게 값진 제도개선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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